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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바다』 리뷰-김재희 | 제주에서 펼쳐지는 진실과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

책 읽는 참새 2025. 3. 29. 14:17



제주를 떠올리면 푸른 바다와 여유로운 풍경이 먼저 떠오른다. 많은 여행객이 사랑하는 곳이지만, 『봄날의 바다』(김재희)는 이와 상반되는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만 보면 싱그러운 바다를 연상하게 하지만, 소설 속 바다는 가해자 가족이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가는 한 여성의 슬픔과 고통을 품고 있다.

1. 『봄날의 바다』 줄거리 –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서


이희영은 '살인자의 누나'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간다. 그녀의 동생 이준수는 은행원 김수향을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이다. 희영의 엄마는 마지막까지도 아들의 결백을 믿었고, 죽기 전 딸에게 동생의 누명을 벗겨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엄마의 유언을 따라 다시 제주로 향한 희영. 그녀는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이곳에서 동생의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한다. 프로파일러 김건호와의 만남, 그리고 희영을 돕는 현우라는 인물을 통해, 그녀는 조금씩 감춰진 조각들을 맞춰 나간다. 하지만 진실을 마주할수록,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2.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 그 경계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피해자의 아픔에 집중한다. 유가족을 위로하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 한다. 하지만 반대편에 있는 가해자 가족은 어떨까?

희영은 동생이 살인범으로 지목된 후 사회에서 고립됐다. 그녀가 아무리 평범한 일상을 살려고 해도, 주변의 시선은 차가웠다. 사람들은 그녀를 '살인자의 가족'이라 불렀고, 그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고 여겼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가족도 고통받는다."
소설은 이 지점을 깊이 파고든다. 범죄자의 가족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전달한다.




3. 『봄날의 바다』 감상 – 스릴러 속에 담긴 현실적인 메시지


✔ 결손 가정과 범죄, 그리고 사회적 편견
이야기 속 인물들은 부모의 부재, 학대 등 다양한 상처를 안고 있다. 하지만 소설은 단순히 ‘불우한 환경이 곧 범죄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누군가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가지만, 또 누군가는 무너진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봄날의 바다』는 그 복잡한 문제를 독자가 고민해보도록 유도한다.

✔ 추리 소설로서의 매력과 아쉬움
이야기의 전개는 흥미롭지만, 범인이 비교적 쉽게 예상된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등장인물의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루며 몰입도를 높인다.

4. 『봄날의 바다』는 이런 독자에게 추천


🔹 단순한 추리 소설을 넘어,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이야기를 찾는 분
🔹 가해자 가족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건의 이면이 궁금한 분
🔹 제주라는 공간이 가진 분위기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
🔹 사회적 편견, 가족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은 분

『봄날의 바다』는 단순한 스릴러 소설이 아니다.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의 아픔, 그리고 사회가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폭력까지 마주하게 된다. 제주 바다의 푸른빛이 감추고 있던 어두운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