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스 유』 리뷰: 관계 속에서 위로를 찾다
우리는 SNS를 통해 무엇을 먹고, 어디를 가고, 어떤 삶을 사는지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앉은자리에서 남들이 하는 일상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는 정보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는 더욱 외로움을 느낀다. 관계는 쉽게 맺고 끊을 수 있을 만큼 가벼워졌고, 소통의 방식도 점점 더 단순하고 즉각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진짜 위로를 얻기는 쉽지 않다.
『픽스 유』(정현주·윤대현 저)는 바로 이런 현대인의 고독과 관계를 조명하는 책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해열제에서 시작된 이 책은, 청취자들이 보낸 사연과 윤대현 정신과 교수의 조언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사랑과 이별, 가족 갈등, 직장 문제, 자존감 등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고민들을 다룬다.
관계가 문제이자 해답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결국 모든 문제의 본질은 관계다"라는 윤대현 교수의 말이었다. 많은 고민이 인간관계에서 비롯되지만, 결국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사람이다. 우리는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때로는 관계 때문에 지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으로 잊힌다"라는 말처럼, 새로운 관계가 또 다른 상처를 덮어주기도 한다.
책 속에서는 이런 메시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전달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로 힘들어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족과의 갈등 속에서 괴로워한다. 하지만 결국 그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를 알아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버틸 수 있다"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고독과 고독이 만나면, 더 큰 고독이 된다
책에서 다룬 또 하나의 흥미로운 개념은 "고독과 고독이 만나면 고독이 2인분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누군가를 찾지만, 때때로 그 관계가 오히려 더 큰 외로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단순히 누군가와 함께 있다고 해서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소통과 공감이 있어야 한다 는 점을 강조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현대 사회에서 ‘관계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 는 것을, 우리는 어쩌면 가장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는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모두 처음을 살아간다
책에서 다루는 다양한 사연 속에는 공통된 메시지가 있다. "우리는 모두 처음 살아가는 인생을 겪고 있다." 부모가 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도 결국 처음 해보는 일이기에 서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수하고, 아프고, 성장해 나간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삶과 관계에서 오는 고민을 함께 짚어주고,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는 책이다. 라디오 방송에서 직접 고민을 나누는 듯한 형식 덕분에 쉽게 읽히면서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마무리하며
『픽스 유』는 관계에 지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고독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고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 을 알려준다. 그리고 결국 우리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도 사람이며, 단 한 사람이라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존재가 있다면 우리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