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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는 시간

마스다 미리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화를 내야만 하는 하루들

by 책 읽는 참새 2025. 3. 28.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날이면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문다.
공상이 깊어지다 보면 지나간 하루를 반추하며 뜻밖의 자기 반성을 하게 된다.

어릴 적 일기에는 "엄마 말씀을 잘 듣겠습니다",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겠습니다" 같은 개선 의지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후의 반성은 조금 다르다.

"그때 그렇게 바보같이 대꾸하고 말았어."
"오늘도 너무 쓸데없는 말을 많이 했군."

어린 시절과 달리, 성인이 된 우리는 실수를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을 곱씹는다. 그리고 그중에는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같은 후회도 포함된다.

가볍지만 묵직한 공감, 마스다 미리 스타일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 작가인 마스다 미리의 책은 늘 가볍게 읽히지만, 그 속에는 묵직한 공감이 자리한다.

이번 책에서도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펼쳐진다. 나는 공감하며 웃기도 하고,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함께 화가 나기도 했다. 때로는 "정말 바보 아니야? 왜 그 순간 그렇게밖에 못 해?" 하며 주인공에게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화를 낸다.
누군가의 실수에 화를 내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화가 나고, 때론 화를 내지 못한 것 때문에 더 속상하기도 하다.
화를 내야만 하는 사회를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화'를 기록하는 일


책 제목 속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라는 말이 자조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가 화를 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화를 내지 않으면 무시당하거나 손해를 보는 경험이 많기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순간을 반복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화를 내지 말자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어떤 심리학자는 감정을 글로 써 내려가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마스다 미리처럼 나도 작은 '화 노트'를 만들어 볼까 싶다.
종이 위에 감정을 털어놓으면, 적어도 누군가를 향해 직접 화를 내는 것보다는 덜 후회할 테니까.

이런 순간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길


✔️ 화를 내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많다면
✔️ 별일 아닌데도 자꾸 신경 쓰이고 감정이 남는다면
✔️ 내 감정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하는 중이라면
✔️ 마스다 미리 특유의 소소한 일상 에세이를 좋아한다면

조용한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책이다.
내 감정을 조금 더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싶은 날, 가볍게 펼쳐보기 좋다.